< 그림 1. 초박막 기반 에너지 전극 연구실 주요 연구분야 >
Layer-by-layer (LbL) 자기조립법(또는, 층상자기조립법)은 다양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갖는 나노재료 및 바이오 물질을 다층으로 쌓아 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을 제작할 수 있으며, 초박막 필름 안에 우리가 원하는 다양한 기능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층상자기조립법은 용액공정을 기반으로 하여 기판의 크기나 형태(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콜로이드 입자에서부터 수십 미터에 이르는 대면적 평판까지)에 관계없이 적용 가능하며, 기존의 스퍼터링 (sputtering), 증착 (vacuum evaporation)공정과 같이 거대하고 값비싼 진공장비를 이용한 방법에 비해 매우 간단하면서 높은 품질의 초박막을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본 “초박막 기반 에너지 전극 연구실”은 다양한 기능성 나노재료를 합성하고, 이들의 층상자기조립을 통해 고성능 차세대 에너지 소자(배터리, 슈퍼커패시터, 수소발생 전극, 생체연료전지 등)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그림1). 기존의 블렌딩(blending)과 같은 나노복합체 제작 방법은 나노재료 표면에 흡착되어있는 절연성 리간드에 의해 전극 내의 전하 전달이 크게 저하되어 에너지 소자 성능의 저하가 초래된다. 이에 반해 본 연구실에서 개발한 단분자 링커를 이용한 리간드 치환 반응 기반 층상자기조립은 다층박막 형성 과정에서 나노재료 표면의 절연성 리간드를 in situ로 효과적으로 제거하여 기능성 나노재료 사이의 전하 전달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으며 고밀도의 균일한 박막을 제작할 수 있다.
최근에는 높은 표면적을 지니고 있으며 기계적으로 유연한 고분자 직물 소재를 기반으로 하여 활성 표면적이 극대화된 에너지 저장 소자, 수소발생전극, 생체연료전지를 개발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자 성능을 발표하였으며, 층상자기조립과 전기도금을 결합하여 에너지 전극의 높은 전기 전도성을 확보하고 제작 공정 및 비용을 대폭 간소화시킴으로써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
1. 층상자기조립 기반 고전도성/다공성 에너지 전극 개발
- 리간드치환 층상자기조립
<그림 2. (좌) 정전기적 인력과 (우) 리간드치환 자기조립을 이용한 다층박막의 비교>
층상자기조립은 정전기적 인력, 수소 결합, 공유결합과 같은 물질과 물질 사이의 다양한 상호 결합력을 이용하여 다층박막을 만드는 간단한 용액기반의 공정이다. 일반적인 층상자기조립법은 수계(aqueous media)에서 (+) 또는 (-) 전하(-NH3+, -COO–, -SO3–)의 작용기를 갖는 고분자 혹은 나노입자 리간드 사이의 정전기적 인력을 이용하여 반복적으로 적층한 다층박막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정전기적 인력 기반의 층상자기조립은 같은 전하를 가진 물질간의 정전기적 반발력으로 인해 30 % 이하의 낮은 packing 밀도를 얻게 된다. 또한 나노입자를 둘러싸고 있는 긴 chain length의 절연성 리간드와, 입자 사이에 존재하는 두꺼운 고분자 층으로 인해 입자 사이의 간격이 멀어지며 절연성 유기물에 의해 전하 전달이 크게 제한된다.
따라서 본 연구실은chain length가 짧으며amine, thiol, carboxylic acid와 같은 기능기를 지닌 단분자가 유기용매 상의 나노입자와 공유결합기반의 강한 affinity를 갖는다는 것에 착안하여 독창적인 리간드치환 층상자기조립을 개발하였다. 본 방법은 수용액 상의 층상자기조립과 달리, 정전기적 반발력이 없는 유기용매 상에서 다층박막을 형성하므로 나노입자의 packing 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입자 사이의 불필요한 절연성 유기물 (리간드 및 고분자)을 제거하여 입자 간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였으며, 이로 인해 전하 전달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그림 2).
- 리간드치환 층상자기조립 기반 전기도금
<그림 3. 리간드치환 층상자기조립 기반 전기도금 모식도>
앞서 언급된 리간드치환 층상자기조립법의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절연성 지지체에 벌크 금속 수준의 높은 전기전도성(~105 S/cm)과 낮은 표면저항(<10–1 Ω/sq)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공정시간이 요구되며, 이는 기술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본 연구실에서는 독창적인 리간드치환 층상자기조립 기술과 전기도금(electroplating)을 결합하여 전극의 높은 전기전도성을 짧은 공정시간에 달성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절연성 지지체에 전기전도성을 부여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로 무전해도금(electroless deposition)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이는 전도성 금속이 환원되면서 지지체 표면에서 응집 현상이 일어나 기공의 blocking이 발생하며 균일한 코팅을 이루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지지체의 표면적을 감소시키게 된다. 또한 무전해도금에 사용되는 촉매와 유기물 등의 불순물로 인하여 형성된 도금층의 높은 전기전도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실에서는 다공성 고분자 직물 지지체(종이, 면섬유, 폴리에스터 등)에 다양한 금속 나노입자(Au, Ag, Cu 등)를 층상자기조립법을 이용해 지지체 내/외부에 균일하게 코팅 시켜 최소한의 표면저항(~103 Ω/sq)을 확보한 후, Ni, Al, 및 Cu 등 원하는 금속을 전기도금하였다. 이를 통해 벌크 금속 수준의 전도성(<10–1 Ω/sq)을 확보하였으며, 직물 지지체의 기공을 유지할 수 있는 넓은 표면적의 다공성 직물 전극을 단시간 안에 제작하였다(그림 3). 이렇게 제작된 전극은 높은 전기 전도성과 넓은 표면적 및 기계적 안정성을 요구하는 다양한 에너지 전극에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사용될 수 있으며, 본 연구실에서는 이를 배터리, 슈퍼커패시터, 생체연료전지의 집전체로 활용하거나 물분해 전극으로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중에 있다.
2. 에너지 저장소자
<그림 4.리간드치환 층상자기조립 및 전기도금 기반 에너지 저장소자 (좌) 배터리, (우) 슈퍼커패시터>
- 배터리
최근 휴대용 전자기기 및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에너지 저장 소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지니고 있어 오랜 시간 안정적인 출력을 필요로 하는 기기들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더 높은 출력, 에너지 밀도, 그리고 안정성을 갖는 배터리에 대한 개발이 과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성능들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활물질의 높은 흡착량과 함께 우수한 전하전달 특성과 내구성을 가지는 배터리 전극을 구성하여야 한다.
본 연구진에서는 높은 표면적과 함께 높은 전기전도성을 가지는 집전체를 제작하고 흡착시키는 전극 물질의 내부저항을 최소화하여 전기화학적 성능을 극대화한 전극을 구성하고자 하였다. 우선 금속 나노입자의 리간드 치환 기반 층상자기조립법과 Al 전기도금 공정을 이용해 직물소재 기반의 고전도성 다공성 집전체를 제작하였다. 이러한 다공성 집전체에 에너지 저장 성능을 지닌 리튬인산철 나노입자를 다시 한번 고밀도로 적층함으로써 이온전달 특성의 개선과 함께 단위면적당 흡착량을 극대화하였고 이를 통해 배터리의 용량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림 4). 일반적인 금속판으로 제작한 전극들에 비해 본 연구진에서 제작한 직물소재 기반 전극의 경우 약 17배 향상된 면적 용량을 얻을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리간드 치환 기반의 층상자기조립법을 이용한 전도성 나노입자의 층간 삽입을 통해 기존의 낮은 전기전도성을 지니는 활물질 층의 전하전달 특성을 약 16배 향상시킬 수 있었다.
- 슈퍼커패시터
슈퍼커패시터는 높은 출력, 빠른 충방전 속도 및 긴 수명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자기기의 에너지 저장 장치로 사용되어오고 있다. 이러한 슈퍼커패시터의 높은 에너지 저장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활물질의 단위 면적당 높은 로딩양과 전극의 높은 전기전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본 연구실에서는 층상자기조립법을 이용하여 다양한 크기/형태를 지닌 기판 위에 pseudocapacitive 특성을 지닌 나노입자를 포함한 에너지 활물질을 균일하게 코팅하여 슈퍼커패시터 전극을 제작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용액 공정 기반의 리간드 치환 층상자기조립법을 이용하면 직물 내부의 섬유 가닥까지 전극 물질이 균일하게 코팅되어, 활물질의 단위 면적당 로딩양이 극대화된 직물 전극을 제작할 수 있다(그림 4). 추가로, 본 방법은 기존의 물리적 코팅 방식이 아닌 전극 물질 간의 강한 계면 결합을 기반으로 하는 코팅이기에 제작된 직물 전극은 다양한 기계적 변형에도 높은 구동 안정성을 보인다. 최근에는, 더욱 높은 에너지 저장 성능과 효율적인 제작 공정을 확보하기 위해, 층상자기조립 기반 전기도금법으로 직물 집전체를 제작하고, 추가적인 층상자기조립 또는 전기도금을 통해 직물 집전체 위에 에너지 활물질을 도입하여 높은 축전용량과 빠른 충방전 속도를 확보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3. 물분해 전극
<그림 5. 전이 금속 촉매 및 단분자 리간드 치환 층상자기조립법 기반 면섬유 물분해 전극 제작>
수소는 기존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많은 각광을 받고 있으며, 여러나라에서 수소 전략을 발표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많은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수소 생산 방법 중에서 특히, 물 분해 방식은 부산물이 없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물을 전기 분해하기 위해서는 높은 전압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소 생산 효율이 낮다는 한계점이 존재하며 기존에 가장 많이 사용된 금속 촉매는 백금(Pt), 이리듐(Ir), 루테늄(Ru)과 같은 귀금속으로 이를 대체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실에서는 귀금속 촉매의 사용 없이 물 분해 방식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표면적이 매우 넓은 면섬유를 기반으로 전이 금속(Ni, Fe, Co 등) 촉매를 그림 5와 같이 수소발생/산소발생 전극에 적용하였다. 층상자기조립 기반 전기도금법을 적용하여 제작한 금속 면섬유 표면에 수소와 산소 발생에 높은 효율을 지닌 전이 금속 및 금속산화물 촉매 층을 완벽하게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수소 생산에 높은 효율을 가지며 안정성이 좋은 니켈(Ni)을 수소발생 전극(HER)에, 산소 생산 효율이 좋은 니켈철 이중층수산화물(NiFe LDH)을 산소발생 전극(OER)에 적용하여 고성능/고효율의 물 분해 전극을 구현하였다(그림 5).
이렇게 제작된 면섬유 기반 물 분해 전극은 기존 수소 생성 효율(10 mA/cm2에서 약0.08 V)을 6배 이상 향상시켰으며 (본 연구에서의 과전압: 10 mA/cm2에서 0.012 V), 셀 전압을 10 %가량 낮췄다. 또한, 개발된 물 분해 전극은 높은 전류밀도(1 A/cm2)의 극한 환경에서도 최소 100시간 성능을 유지하는 등 높은 안정성을 입증했다.
4. 생체연료전지
<그림 6. 리간드 치환 층상자기조립을 활용한 고전도성 하이브리드 생체연료전지 제작 과정 모식도>
생체연료전지는 신체 내에 존재하는 바이오 물질인 포도당, 과당, 알코올 등을 연료로 사용하거나, 연료를 산화시키는 과정에서 바이오 촉매를 이용하는 연료전지의 한 종류이다. 바이오 물질을 연료로 사용하므로 지속가능성이 우수하고 신체와 유사한 조건에서 구동이 가능하다는 장점때문에 이식용 바이오 메디컬 기기의 전력공급원으로써 각광받고 있다. 생체연료전지의 성능은 효소로부터 전극에 이르는 전자의 이동능력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높은 성능의 전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전도성을 지닌 전극이 요구되며, 전극의 구조와 구성물질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생체연료 전지는 탄소 소재 전극과 절연성을 지니는 효소를 개질시키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는 전극과 효소 사이의 느린 전자 전달 속도를 야기하였고 때문에 전지 자체의 전기화학적인 성능이 제한적이였다.
따라서 본 연구진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리간드 치환 층상자기조립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그림6). 직물 섬유에 금나노입자와 단분자인 Tris-(2-aminoethyl)amine (TREN)을 리간드 치환 층상자기조립방식으로 전극을 제작하였다. 금나노입자를 적층하는 과정에서 긴 리간드를 단분자로 치환하였기 때문에 나노입자간 간격을 최소화할수 있었고, 효소와 전극사이에 빠른 전자 전달 속도를 유도할 수 있었다. 또한 앞서 제작된 전극 위에 음전하를 띄는 glucose oxidase(GOx)와 양전하를 띄는 TREN을 정전기적 결합을 이용하여 anode를 제작하였다. 이는 고분자를 활용하는 블렌딩과 같은 기존의 방식에 비해 높은 효소 적층량을 유도할 수 있었으며, 단분자를 활용하였기 때문에 빠른 전자 전자 전달 속도를 가지며, 강한 정전기적 결합을 기반으로 장시간 가동시에 보다 안정적인 하이브리드 생체연료전지를 제작할 수 있었다.
연구실 현황 및 비전
본 “초박막 기반 에너지 전극 연구실”은 기존의 수계(aqueous media)에서 이루어지는 정전기적 인력 기반 층상자기조립에서 더 나아가, 유계(organic media)에서 이루어지는 공유결합 기반의 리간드 치환 층상자기조립 메커니즘을 규명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에너지 응용 소자뿐만 아니라, 비휘발성 메모리, 광결정, 반사방지막, 초소수성 필름, 바이오 센서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그 가능성을 입증해왔다. 본 연구실은 다양한 기능성 나노재료의 합성에서부터, 계면제어, 기능성 나노박막 제작, 응용 소자 적용 및 분석까지 여러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층상자기조립 기반의 전기도금기술 개발과 함께, 배터리, 슈퍼커패시터, 물분해, 생체연료전지 등 에너지 응용분야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기위해 연구에 힘쓰고 있다.